재상의 자리 물리치고 천금을 주위에 나눠

와신상담, 57년에 걸친 피 튀기는 복수(23)

김영수 | 입력 : 2021/04/27 [09:48]

[김영수 문화산책 039] = 월에서 떠나 제나라에 도착한 범려는 자신을 ‘치이자피(鴟夷子皮, 술고래)’라고 일컬으며, 두 아들과 농사를 지으며 장사도 해서 큰 부자가 됐다.


①‘치이자피’라는 이름은 오나라의 공신이었으나 결국 모함에 의해 죽음을 당한 오자서의 시신이 말가죽으로 만든 술부대에 담겨 물에 던져진 데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②제에서 큰 부를 축적하자, 제평공(平公)이 범려를 재상으로 삼으려 했다. 그러자 범려는 재상의 인장을 돌려주고 재산을 지인들에게 나눠 주며 제나라에서 도주한다.


③범려는 제나라를 떠나 교통과 상업의 중심지였던 정도(定陶)로 이주, 스스로 도주공(陶朱公)이라고 칭했다.


④다음은 사기의 기록이다.
‘범려는 이름과 성을 바꾸어 제나라로 가서 치이자피(鴟夷子皮)라 부르고, 도(陶)로 가서는 주공(朱公)이라 했다. 주공은 도가 천하의 중앙으로 사방 여러 나라로 통하여 재물의 교역을 할 곳이라 판단하고 상업을 경영하고 물자를 축적하였다.
시세의 변동에 따라 팔아서 이익을 거두었고 사람을 괴롭히는 일을 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생업을 잘 하는 자는 능히 사람을 선택하여 시세(時勢)에 맡긴다.
19년 동안에 세 번 천금을 벌고 두 번이나 풀어서 가난한 벗과 소원한 형제들에게 나눠 주었다. 이것이 이른바 부유하면 그 덕을 행하기를 좋아하는 자다.
후년에 늙어서는 자손에게 맡겼는데 자손이 업을 닦고 이것을 늘려서 드디어 거만(巨萬)의 재산에 이르렀다. 따라서 부를 말하는 자는 모두 도주공으로 일컫는다’

 


⑤사마천은 사기 화식열전(貨殖列傳)에서 부호의 행적을 더듬으며, 범려를 가장 이상적인 상인으로 우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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