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왕구천, 회계산의 치욕

와신상담, 57년에 걸친 피 튀기는 복수(06)

김영수 | 입력 : 2021/03/23 [08:24]

[김영수 문화산책 025] = 앞서 와신상담에서, ‘와신’이 오왕부차의 고사임을 소개했다. ‘상담’은 월왕구천이 쓸개를 핥았다는 고사인데, 후세에 말 만들기 좋아하는 무리들이 지어낸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월왕구천이 ‘상담’을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전통의 북방강자 진(晉)은 서쪽의 진(秦)과 남쪽의 초(楚)를 견제하기 위해 오(吳)와 동맹을 맺는다. 그러자, 초(楚)는 월(越)을 지원해 오(吳)를 견제한다.




①월(越)이 초를 치기위해 나라를 비운 오(吳)를 침공한 것은 초나라의 ‘월을 도와 오를 제압한다’라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즉 진(晉)-오(吳), 초(楚)-월(越)이 각각 연합한 상황에서, 월이 오의 후미를 들이치는 것은 당연한 전략ㆍ전술의 하나였다.


②여하간 오를 침공했던 월왕윤상은 잠시후 사망(BC496)하고 아들 구천이 왕위를 이어받았다. 월왕윤상이 사망하고, 아직 후계구도가 자리 잡지 못했을 것이라고 판단한 오왕합려는 월을 침략하지만, 월의 모사(謀士)인 범여의 계략에 말려 결국은 그 자신도 죽음에 이른다.


③오왕부차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오자서, 손자, 백비 등의 당대 최고 엘리트의 도움을 받아 착실하게 월을 침략할 준비를 다진다. 오가 월을 침공하려한다는 첩보를 접한 혈기방장한 월왕구천은 범려의 만류를 물리치고 오에 대해 선제공격을 감행(BC494)한다.


④하지만, 대초(大椒)라는 곳에서 오군에게 대패한다. 패배한 월왕구천은 회계산(會稽山)으로 도망가 포위당한다(회계지치 會稽之恥).


⑤중과부적으로 살아날 방도가 없다고 생각한 월왕구천은 스스로 부인을 죽이고 최후의 결전을 벌이려고 하지만 신하 문종과 범려는 결전은 죽음일 뿐이라며 일단 살아남아야 복수도 가능하다고 만류한다.


⑥그러면서 탐욕스런 백비(伯嚭)에게 미녀와 뇌물을 보내 구명(求命)을 도모한다. 오자서는 월왕구천을 살려두면 후환이 있을 것이며, 즉각 죽일 것을 주장하지만 뇌물을 받아먹은 백비는 ‘죽음을 앞둔 월군이 사생결단으로 저항하면 우리측 군사의 손실도 크고, 사방의 강적들이 그 틈을 노릴 수 있다’며 항복을 받아들일 것을 건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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